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년 전보다 4%포인트 넘게 오르며 급등했다. 남부지방에 쏟아진 폭우와 기록적인 폭염 등 기후적인 요인 외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보험 경상환자 진료비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대형 손해보험사 4곳(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KB손보)의 평균(4개사 단순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6.6%로 작년 동기 81.9%보다 4.7%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월별 손해율은 1월부터 전년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달에만 4%포인트 넘게 상승한 셈이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86.5%), 현대해상(86.3%), KB손해보험(86.0%), DB손해보험(87.5%)의 손해율이 모두 8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 4개사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계 손해율 역시 81.1%로 작년(78.2%) 대비 2.9% 올랐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데,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의 85% 가량을 차지하는 상위 4개사의 손해율이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긴 셈이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이번 손해율 상승이 지난 9월 발생한 집중호우와 폭염, 전기차 화재 사고 그리고 한방병원 자동차보험 진료비 증가 등에서 기인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손해율은 전년보다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손해율이 오르면 자동차보험료가 오를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은 코로나19로 자동차 이동이 줄어들기 전인 2020년까지 수년 간 적자를 유지했다. 이후 자동차 이용이 줄며 손해율이 떨어져 2021년부터는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보험료도 하락했다.
하지만 손해율이 악화 추세로 돌아서면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 하반기에 손해율이 오르긴 하는데, 이번에는 기후요인으로 사고건수와 손해액이 늘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악화했다”며 “올해 보험료 인하 효과와 겨울철 폭설·결빙 등 계절적 요인이 더해지면 실적이 더욱 나빠져 내년도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